2014.02.03 14:59

은산별신 (恩山別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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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서북쪽으로 20리 되는 은산면 은산리(恩山面恩山里) 뒷산 당산(堂山)재에 별신당(別神堂)

이라 하여 나직한 기와집이 있고 그 안 북쪽 벽에는 산신령이 범을 안고 있는 그림족자가 걸려있다

 

이 당집 서편으로 안고 북쪽에서 오는 내가 흐르며 앞에는 비교적 넓은   광장(廣場)이 있다。

이 별신당에 모신 족자로 인하여 옛날부터 부여군은 물론 청양(靑陽) 공주(公州) 보령(保寧) 등

각 군까지 들썩하게 제사가 거행되었는데 이 별신제의 원인과 목적 행사의 월일 절차가 기구

인원 등을 조사하여보면 다음과 같다。

 

1. 기원(起源) … 대략 백제가 망하던 거금 1천여 년 전

2. 원인 … 옛날 이곳 은산은 물론 온 군내의 큰 전염병이 돌아서 동리마다 날마다 수천 명씩

   죽어가므로 어찌할 도리를 몰랐던 것 이었다。

   이리하여 거의 동리에 남은 사람이란 손가락으로 셀 만큼 되었을 때 어느 동리 90이나 된 노인이

   하루는 꿈을 꾸었다。

 

   꿈에 한 5,60세가량 되어 보이는 장군 한사람이 나타나 보이는데 머리에는 금으로 만든 투구를

   높직이 쓰고 몸에는 쇠로 만든 갑옷이 마치 물고기비늘같이 비늘을 달아 만들었고 신은 가죽

   으로 만든 혼사 때 신랑이 신는 수여자를 신고 흰말에 올라앉았는데 그 기상이 매의 의젓하여

   얼굴은 비록 늙었으나 기름한 대초밀 같은데 눈방울은 황소 눈에 눈귀가 좌우로 날카로운 칼날

   같이 위로 째지고 코는 다리미자루 거꾸로 매달은 것 같으며 입은 한일자로 째어져서 길이가

   서너 치 가량 되는데 입술은 상하로 새빨간 빛이 마치 개를 잡아먹은 범의 아가리 같고 귀는

   대문짝을 좌우로 열어젖힌 것과 같았다。

 

   키는 9척이나 되고 팔이 무릎에 늘름대는 체구(體軀)는 얼른보아도 일국의 대장감으로는 너무

   과하고 적어도 두서너 나라를 상대로 하여 백만 군병을 수족같이 움직일 용략(勇略)이 있어

   보였다。

 

   이 장군이 흰말에서 내려 마루위에 올라서자 무거운 입을 천천히 열어 말하기를

  「나는 옛적 어느 나라 장수로 나라를 위하여 갖은 고초를 당하며 악전고투한 끝에 빼앗겼던

   성들을 상당히 많이 회복하여 왕의 총애를 입었었다。

   그러니 국운이 다하였던지 간신(奸臣)의 참소로 나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이다。

 

   또한 이곳 은산은 예전에 큰 전쟁지로 군사들이 많이 죽은 곳이고 보니 이 군사들은 부모와 처자

   를 두고 나온 몸이어서 죽은 후 영혼들이 마음이 안정하지 못할뿐더러 체골(體骨)이 흩어져있을

   것이며 나의 몸이 묻힌 곳이 대단히 불안하니 네가 해골과 여러 군사들의 해골을 적당한 곳에

   묻어준다면 그 공으로 너의 동리에 지금 유행하는 병마를 전부 낫게 할 터이니 부디 헛되이 듣지

   말고 명심 하여라」

 

   이렇게 말하고 그 장군의 묻힌 곳과 군사들이 묻힌 곳을 낱낱이 일러주며 삼년에 한번씩 제사를

   지내달라는 부탁을 하고는 백마에 오르자 간곳을 몰랐다。90세 노인이 유행병을 낫게 하여

   준다는 말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꿈이라 곧 그 이튿날 동리사람들을 모아놓고 지난밤

   꿈 이야기와 해골 묻힌 곳에 가서 다시 안장할 것을 말하였다。

 

   동리사람들은 노인의 명령대로 해골 묻힌 곳을 파보니 확실히 사람의 뼈가 있는지라 그것을

   산수 좋은 곳을 택하여 안장을 하고 그 이튿날 제유를 정히 차리고 극진히 제사를 올렸다。

  위령의 제사를 지낸 까닭인지 그 후 얼마 아니하여 그 무서운 병은 씻은 듯 없어져 버렸다。

   그 후부터 이 제사이름을 별신이라 부르고 삼년에 한번씩 성대히 지내게 되었는데 만일 제사를

   아니 드린다면 유행병이 자연히 일어나서 사람을 많이 죽인다고 한다。

 

3. 행사연월일(行事年月日) … 이 별신의 굿을 함으로 무사하게 되었으니 그 후부터 윤달(閏月)

   드는 해 2월중순과 하순경에는 반드시 굿을 성대히 거행한다。

4. 행사용기구류(行事用器具類)

   Ⅰ. 투구와 갑옷 … 고대의 무관으로 대장 부장의 옷을 입게 되어 그 전에는 관가에서 빌려서

        썻다。

  Ⅱ.  기(旗)

        (가) 팔괘를 옆으로 그렸는데 종횡(縱橫)이 1척2촌에 4척3촌이며 백색지에 청색으로 팔괘를

              그렸다。

        (나) 전면이 남색인데 종횡이 각각

        (다) 황색지에 무장이 승마한 기로서 종횡이 3척에 3척9촌

        (라) 영기(令旗)라 하여 대장의 명령 전달하는 기

   Ⅲ. 꽃방망이 … 오색 빛을 넣어 만든 꽃다발을 입이 널찍한 병에 꼽는데 꽃다발 직경(直徑)이

        2척 가량 되며 한 병에 1천 내지 1천5백가지를 꽂는다。만일 이 꽃다발을 정성을 드려

        정하게 두지 않는다면 벌을 받게 되어 꽃 만든 사람이 병신이 되거나 병으로 앓게 된다고

        한다。이 꽃 만드는 곳은 지정되어있고 그곳을「화동방」이라 부르며 제사 때에는 6개

        가량을 만든다。

        이 꽃들은 별신제가 끝나자 가가호호에 나누어주되 제사에 쌀을 내지 않은 사람에게는 주지

        않으며 이 꽃을 가져감으로 3년간 그 사람의 재액(災厄)을 소멸한다고 하여 될 수 있으면

        한 가지라도 더 가져가려는 풍습이 있으며 못 얻어가는 사람은 마음에 섭섭한 생각을 둔다。

   Ⅳ. 개대 … 등(燈)이며 황촉(黃燭)을 켠다。

   Ⅴ. 진대(陣) … 긴 참죽나무로서 별신당 앞에 세운다。

   Ⅵ. 제기(祭器) … 제사 때마다 새로 산다。

   Ⅶ. 방위장군목(方位將軍木) … 동 청룡(東靑龍) 남 주작(南朱雀) 서 백호(西白虎) 북 현무

        (北玄武)의 넷을 사방(四方)의 거리가 약 1km반쯤 서로 떨어지게 세우고 말에 올라앉아 이

        사방장군목 있는 곳을 돌아다닌다。

5. 인원(人員)과 명칭 … 별신제주라 하여 좌기 인원이 지정되며 그들을 「소임」이라고 부른다。

    (예) 장사(將師)면 장사 소임이라 부른다。장사(將師) 一人중군(中軍)一人영장(營將)一人 전배

          비장(前陪裨將)二人 후배비장(後陪裨將)二人 사령집사(司令執事)一人 통인(通引)一人 좌수

          (座首)一人이상 11인 중에 장사는 흰말을 타고 그 외는 붉은 말을 탄다。

6. 행사절차(行事節次)

   一、은산에서 제일 유력한 사람을 뽑아 「화주」(火主)라하고 이 화주가(제사 때는 장수가 됨)

          제물(祭物)을 별좌(別座)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 둘에게 맡기여 일을 시킨다。(처음에 이

          제사발기(發起)함을 공사(公事)라 부른다) 화주되는 사람은 五일전부터 은산 내에 가서

          조석으로 목욕을 하고 남녀관계는 몰론 궂은일을 보지 않고 제계(齋戒)를 하며 근신을 한다

          별좌도 목욕제계를 5일전부터 하고 제물을 차리는데 수건으로 입을 막고 일을 한다。

          제물로는 꽃다발 우육 저육 생우두(生牛頭) 콩 팥 백미 과실 등을 그릇에 담는다。

          이 제물에 부주의하여 사람의 침이 떨어진다면 큰 벌을 받는 고로 수건으로 입을 막는다。

          (벌 받은 예 --- 어느 해 술밥을 쪄서 매방석에 널었더니 새가 먹고 즉사하였다。

          또 남녀동침을 하였더니 3개월이나 앓았다는 말이 있다)

    二、꽃 만드는 곳에 가는 순서는 이러하다。

           25기가 선두(先頭) 16개공병 1개대 장수 12인의 순으로 행진하여 빈병에 꽃을 담아

           가져오되 먼저 꽃다발에 아홉 번 절을 한다.

           꽃다발은 별신당에 올리기 전에 은산 방위신목(方位神木) 있는 곳을 일주하되 그 순서는 

           전번과 같이 오색기가 선두에 서고 꽃다발 가진 사람 개대 가진 사람 장수는 갑옷을 입고  

           백마를 타며 그 외 부장들은 붉은 말을 타고 그 외에 농악(農樂)을 치며 다닌다。

           (꽃오리 는 시간은 오후 4시―5시경) 이 꽃을 별신당에 올림을 별신오른다 함。

           이 꽃 올리는 날 밤 11시경에 제물을 선두로 축문을 읽고 분향백배(焚香百拜)한다。

           제물은 4회에 나누어 제일회 화병 제이회 생우저육(生牛猪肉) 제삼회 숙물등속(熟物等屬)

           제사회 음식(메)을 큼직한 제상에 올린다。

           일주일이 되어 제식이 끝남을 별신내린다 함。

 

이러한 성대한 제전(祭典)을 일주일 계속하여 매일 한번씩 五방진대를 돌고 보니 제물구경은 물론

이요 황홀한 갑옷과 많은 사람이 질서정연하게 행진함을 구경하려고 일부러 백리내외의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구경 오는 것이다。

 

이 별신제의 원인과 그 내용을 검토한다면 옛날 어느 시대의 군대가 진을 치며 행군하는 그 무엇을

보여주며 장병(將兵)의 위령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백제 의자왕 20년 서울이 함락되고 군신이 거의 다 당나라로 잡혀가고 백성도 잡혀가니 무왕의

종자(從子) 종실 복신(宗室 福信)과 중 도침(道琛)이 한산 주류산성(周留山城)에서 나라를 회복

하려고 부여 풍(扶餘 豊)을 일본서 받아드리고 부근에 격서(檄書)를 보내니 백제 서부의 성들이

2백여나 그들과 연락을 취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복신이 상당한 세력을 잡게 되자 왕도를 지키고 있는 유인기를 치게 되었다。그러나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 패배를 당하고 대흥임존성(大興任存城)에 들어 지구전(持久戰)을 취하

였다。

 

중 도침과 복신과는 서로 의사가 맞지 않더니 마침내 복신은 도침을 죽이고 그가 거느리던 군사를

합하니 그 병력이 더욱 커졌다。

주류성 부여풍의 생각에 복신을 그대로 둔다면 능히 제어하지 못할 것이라 의심하였다。

 

그리하여 기회를 엿보던 차 일본의 구원병으로서 백제에 왔던 견상(犬上)이가 병사(兵事)로

고구려에 갔다 오는 길에 석성(石城)에 있는 규해(糺解)를 찾아보았다。

규해의 말에 복신의 죄가 많다는 것으로 부여 풍에게 고하니 그는 복신이 반심(反心)이 있다하고

잡아다 결박을 하고 손바닥은 가죽 끈으로 묶었다。

복신이는 자결(自決)할 수도 없었고 다만 처분만 기다리고 있었다。

부여 풍은 이렇다할 죄가 없는 복신을 죽이기가 어떨까하여 여러 신하에게 물었다。

 

이에 달솔(達率) 덕집득(德執得)이란자가

「악역(惡逆)한 사람은 그냥 놓아줄 수 없소」하고 아뢰니 복신은 집득의 얼굴에 침을 뱉고

「예―끼 이 썩은 개 같은 놈 어리석기가 짝이 없는 놈 같으니라고」이렇게 호령하였다。

 

그리하여 풍은 마침내 역사(力士)를 시켜 머리를 쳐죽이고 소금에 저려 각 성에 고루 돌렸다。

이같이 복신이 애매히 죽었다는 사실(史實)과 은산별신의 내용에 있어서 전설이나마 장군이

애매히 죽었다는 것 무관복색을 제사지내는 사람들이 입는다는 것 등이 보통산신제나 굿이 아님을

알 수 있겠다。

 

또한 복신이 어느 곳에서 죽었다는 기사가 없고 보니 이곳은 산 부근에서 황천의 객이 되지나

않았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이곳 지명이 은산이고 대흥 임존산성과 한산 주류산성을 연락할 적에는 지금도 이 은산을 밟지

않고는 통로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여간 이 은산별신은 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제전이며 이 부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자고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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