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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서 서남으로 30리를 가면 임천읍(林川邑)이 있다。

읍내에서 좌편으로 비탈길을 꾸불꾸불 1km 반가량 오르면 성흥산(聖興山) 중턱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온 길을 돌아보면 멀리로 금강의 하류지대(下流地帶)가 맑은 거울같이 반짝거리고

가까이는 임천읍이 내려다 보인다。문득 그 옛날에 이곳이 얼마나 번창하였었을 가를 상상하게

한다。

 

다시 2,3분간 북쪽 길로 들어서면 조그만 푸른 솔 언덕에 중공에 높이 솟아있는 미륵석불이 눈에

얼른 띄인다。

가까이 가서 이 미륵불을 대할 적에 그 원만한 얼굴과 거대한 입불(入佛)에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연한 기분과 유화한 감상을 준다。이곳에서 일단 밑으로 그리 크지도 않은 아담한

기와집이 있으니 이 집이 곧 대조사다。

 

주위가 산과 산으로 에워 쌓여 그들이 이 절을 평풍같이 둘려 있고 안개가 활달하여 마치 선경

(仙景)을 맛보는 듯 아기(雅氣)가 돈다。

인간의 진세를 떠나 수도(修道)의 길을 닦는 사람에게는 적지(適地)라 하겠다。전설에 의하면

옛날에도 그 옛날 이 대조사 자리는 큰 바위가 중천에 솟아 있던 곳으로 그 거암(巨岩)밑에는

진실한 양심적 진리를 찾으려는 늙은 중이 살고 있었다。어떤 날 노승(老僧)은 이러한 꿈을

꾸었다。

 

멀리 서쪽으로부터 둥그스름한 금빛 새가 이곳을 바라보고 날아오더니 지금 절 있는 곳에 살며시

내려 앉았다。

그 찬연한 금빛이 그 뒤 바위에 미치자 그 커다란 바위가 한개 관음보살로 화하며 이 부근 산간

에서는 눈을 뜰 수 없는 광채를 내었다。

 

이 노승이 깜짝 놀라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으나 여전히 그 광선이 환하여 있고 그 큰새의

자취는 보이지를 않았다。

 

이렇게 하기를 2,3일 지냈음에 그 광경은 변하지 않고 보니 노승은 임천골 성주(城主)에게 알리며

부근사람에게도 거짓 아님이 알려졌다。

또 이런 일은 그냥 둘 수 없다하여 그 당시 공주에 서울을 둔 백제 성왕에게 자세히 사실을 알렸다

 

그러므로 왕은 사람을 보내 허실(虛實)을 탐지하였으나 과연 중의 말과 다름이 없으므로 왕은

그 기이한 일에 놀라 국역으로 절을 짓게 하시였다。

 

성왕 5년 4월8일에 착공(着工)하여 동왕10년 4월8일 석가여래의 탄생일에 준공(竣功)을 하고

점안식(點眼式)까지 거행되니 그때까지 금색이 있던 광체(光體)는 씻은 듯 없어지고 그 빛은

「새」로 변하여 다시 서천으로 돌아갔다。그리하여 그 큰새가 앉은 자리에 탑을 세우고 그

주위에 본당과 판두방 등의 건물을 지어서 당시에는 그 산골짝에는 기와집들이 즐비하고 또

소문이 원근에 퍼져서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여졌으며 그 절 이틈은 대조사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그 후 고려조에 이르러 그 같은 신성하고 성적(聖赤)이 있던 곳을 그대로 둘 수 없다하여 금빛이

관음보살로 화하였던 큰 바위를 깨드려 지금 있는 미륵입불을 깍게 되었다。

 

이 미륵불의 키는 55척 둘레는 16척 머리엔 사각형의 갓을 쓰고 있으며 북편 바위언덕위에 선

노송(老松)은 어느 때부터 있었는지 이 부처를 담뿍이 가리게 되어 약간의 우로(雨露)로는

그 밑 미륵에는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게 되었다。

 

이 미륵불에는 영감(靈感)이 계시어서 중년에 이러한 이야기가 남아있다。어떤 사람이 과거할

욕심에 철관(鐵冠)을 만들어 미륵불에 씌워드렸더니 연연히 낙방(落榜)을 하던 사람이 훌륭한

성적으로 급제를 하였다고 하며 또 이 미륵불 이마에 끼여 둔 광명주(光明珠)를 나쁜 사람이

빼가지고 도망가다가 임천 앞에 있었던 오류정(五柳亭)밑에서 급사(急死)하고 광명주도 잃어

버려서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한다。

 

또 근년에 와서 주위 산들이 송충이 에 잎을 모조리 먹혔으나 이 미륵을 가리고 있는 노송만은

한 잎도 입을 대지 않고 보니 무지한 나무꾼들이 마침내 이 노송까지 가지를 꺾으려하였다。

 

그러나 낫을 대자 검은 구름이 돌며 뇌성벽력(雷聲霹靂)이 나기 시작하여 그들은 혼이 나서 두 번

다시 이소나무에는 손을 대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세상에서는 미륵이라면 은진(恩津)미륵을 생각하나 은진미륵은 전신이 3단으로 나누어

있고 조각으로는 그리 보잘 것 없으며 단지 키가 큰 것으로 이름이 높다。

대조사미륵불은 한 바위로 될 뿐 아니라 조각의 미가 우월하고 미륵 뒤에 선 노송이 더욱

기관(奇觀)으로 보인다。

 

이 미륵불이 있는 곳에서 30보 가량 올라가면 큰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도 뿌리는 한 뿌리로

전설에 의하면 윗 바위는 아우인데 밑에 있는 형 되는 바위를 업신여기고 잘난체하다가 천벌을

받아 불 칼로 목을 쳐서 떨어지고 형 바위도 우애(友愛)가 적다하여 등을 불 칼로 친 것이 지금

미륵불등이 깨진 까닭이라고 하며 아우바위는 지금도 목이 없는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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